나의 이야기

작은 꽃 하나

록원 2018. 2. 21. 15:10
작은 꽃 하나


작은 꽃 하나 바싹 말라 향기를 잃고 
책갈피 속에 잊혀져 있네
 
그것을 보니 갖가지 상상들로
 
어느새 내 마음 그득해지네
 

어디에서 피었을까언제?  어느 봄날에
?
오랫동안 피었을까누구 손에 꺾였을까
?
아는 사람 손일까모르는 사람 손일까
?
무엇 때문에 여기 끼워져 있나
?

무엇을 기념하려 했을까
?
사랑의 밀회일까숙명의 이별일까
?
아니면 고요한 들판숲 그늘 따라
 
호젓하게 산책하던 그 어느 순간일까
?

그 남자 혹은 그 여자는 아직 살아 있을까
?
지금 어디서 살고 있을까
?
이미 그들도 시들어 버렸을까
?
이 이름 모를 작은 꽃처럼


작은 꽃 하나   . . .. .    푸쉬킨(Aleksandr S. Pushkin, 1799-1837, Russian po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