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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녀에게 걸린 도둑님
산골마을에 옹녀라는 여인이 살았는데 첫번 째 남편은
결혼한지 일주일만에 죽고 두번 째 남편은 열흘만에 죽었다. 두명 다, 그녀의 색욕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복상사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자,
남정네들이 그녀를 '살~살' 피해 다녔다.
따라서 그 녀는 본의 아니게, 긴 긴 세월을 독수공방하며 지내야 했다.
☆☆☆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사는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도둑질을 하다가 그녀에게 들켰다. 도둑이 도망치려고 하자 다급해진 그녀가 도둑의 한쪽 다리를 붙잡으며 말했다.
"괜찮아, 다 가져가도 돼. 대신, 잠깐 쉬었다 가.~"
"정말?" "그럼" "알았소. 대신 나도 바쁘니까 '딱' 다섯 셀 때까지만~ "
도둑도, 들은 소문은 있어서 도망가려다 그만 재수 없게 붙잡혀서,
하는 수 없이 다섯 셀 때가지만~
하고 말한 것이다.
☆☆☆ 그러나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자신이 뱉은 말 한마디가 장차 닥쳐올 불행의 씨앗이 될 줄은
도둑 자신도 알지 못했다.
"다섯? 좋아, 다섯은 내가 센다. 괜찮지?"
그녀가 다섯을 세겠다는 말에 뭔가 께름직했으나, 남자 체면에 '째째'하게 겨우 다섯 세는 것을 싫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도 고향에서는 계집 여럿 후렸다는 명성을 얻었던 경력도 있었기에 흔쾌히 대답을 하였다.
"좋을 대로 하셔~."
☆☆☆ 두 사람은 옷을 벗고 약속대로 일을 시작하였다. 그녀가 위에 올라타서 다섯을 세기 시작하였다.
"하나~, 둘~, 셋~, 넷~ 넷, 반~ 넷, 반에 반~ 넷, 반에 반에 반~"
그러기를 몇 시간… . . . . . . . . 그 날 이후ㅡ.
산골마을에는 도둑을 보았다거나, 도둑을 맞았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