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바람을 막아줄 문풍지

록원 2017. 10. 9. 10:45


바람을 막아줄 문풍지  


바람을 막아줄 문풍지  

혼자서 하는 산행이었습니다더구나 초행이었습니다.

 산의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종주등반을 마치면 비박을 하지 않고

늦게라도 내려올 요량이었습니다.

 땅거미가 지고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눈보라까지 쳤습니다.

 서둘러 하산을 하다 그만 길을 잃었습니다.

늦가을인데도 한 겨울같이 추웠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동사(凍死)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속을 한참 동안이나 헤맸습니다.

 이제 죽었다고 생각할 때쯤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습니다.

이제 살았구나!

구르고 넘어지고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새벽녘에

 그 집 문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허름한 집이였습니다

거의 탈진 상태에서

 "계십니까계십니까?"

그때 한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안도가 되었는지 그는 집 앞에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할머니는 자신의 곁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이제 정신이 드오?"  

그러면서 석청을 물에 탄 꿀물

한 대접을 주시며 어여 마셔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아니오더 주무시오.

눈이 멈추려면 하루는 더 있어야 한다오."

 할머니는 양식을 꺼내어 밥을 지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할머니와 함께 보냈습니다

할머니는 아들을 대하듯 이모저모 정성껏 보살펴주셨습니다.

나도 자네만한 아들이 있었지.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이놈의 산이 문제야이놈의 산,  

산이 변덕스러워서 문제야! "

  그 등산가는 다름 아닌 젊은 재벌 회장이었습니다.

 신세를 진 할머니에게 보답을 하려면

어떻게 해드려야 좋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할머니 집을 보니 온통 구멍이 나고

찬바람이 들어왔습니다,

그래 따듯하게 사실 수 있도록

할머니 집을 새로 지어드려야겠구나!  

눈이 멈췄습니다.

회장은 백지수표를 꺼내 금액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이거 받으세요! "  

그게 뭐요?  

이거면 한해 겨울은 따듯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회장은 할머니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해가 바뀌었습니다.

할머니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과연 할머니는 따듯하게 지내고 계실까?

 회장은 다시 그 산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두막집은 석가레가 반쯤

내려앉았습니다.

 할머니가 안보였습니다

회장은 허겁지겁 방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텅 빈 방에는 찬바람만 휑하고 지나갑니다

바람막이 문풍지에는 창호지 대신

자기가 발행한 수표가 발라져 있었습니다.

 하산 길에 촌로에게서 할머니의 외로운 마지막을 들었습니다.

 밤인데 불빛이 없어 가보니

할머니는 잠들고 계셨다는 비보였습니다.

 회장은 할머니를 다시 양지바른 곳에 옮겨  묻어드렸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그 음식이 나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귀한 양식이었습니다.

 난 호의를 대신하여 드린 것이 하찮은 문풍지였습니다.

 아무리 값진 것이라도 가치를 모르면 휴지 조각이 되는구나.

귀한 것이라도 휴지조각처럼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어쩌면 내 주위에도 귀한 보물이 휴지조각 같은 대우를 받지 않을까?

주변을 돌아보세요.

여기저기에 보물이 숨어있을 것입니다.

회장은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출처;운봉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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