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보낼 수 없는 편지 ( 글. 낭송 / 설연화 )

록원 2016. 12. 27. 10:11

 

      보낼 수 없는 편지 글. 낭송 / 설연화 어둠이 짙어 갈 무렵 버릇처럼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리움에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다는 조금은 유치한 고백서 같은 깨알 같은 사연들은 쉴새없이 채워지고 주책맞은 눈물은 끊임없이 흐릅니다 편지지 끝에 그대에게 행운이 함께 하길 염원하며 네잎 크로버를 붙이고 그대가 가르켜 준 것 처럼 편지지를 예쁘게 접어 봉투에 넣고 정성스레 우표를 붙이고 입을 벌린 입구도 봉합니다 볼펜을 들고 주소를 써야 할 부분에서 한참을 망설입니다 무엇을 써야하나 그대의 옛집은 이미 허물어졌고 그 자리에 도로가 생겼습니다 그대의 새로운 안식처는 주소가 없습니다 그저 그대의 이름 석자만 적은 채 편지는 오늘도 자그만 상자속으로 배달되고 맙니다 그리움의 크기만큼 상자도 점점 커져만 갑니다 편지를 태우면, 바람이 당신께 사연을 전하겠지요 그리움도 함께 태우렵니다 바람이 나의 그리움도 전하면 잠시 당신이 다녀 가실 것 같아.

 

 

출처 : 너에게로 가는카페
글쓴이 : 나그네1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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