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한 이야기
Epsode 1. 이등병과 인사계
밖에서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찬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소대장이 그것을 보고 안쓰러워하며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김 이병,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그 이등병은 소대장의 말을 듣고 취사장에 뜨거운 물을 얻으러 갔지만,
고참에게 군기가 빠졌다는 핀잔과 함께 한바탕 고된 얼차려만 받아야 했습니다.
빈 손으로 돌아와 찬물로 빨래를 계속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중대장이 지나가면서 그 광경을 보았습니다.
“김 이병, 그러다 손에 동상 걸리겠다.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 해라.”
신병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이번에는 취사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가 봤자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혼만 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빨래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년의 인사계 부사관이 그 곁을 지나다가
찬물로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추고 말했습니다.
“김 이병, 내가 세수를 좀 하려고 하니까
지금 취사장에 가서 그 대야에 더운물 좀 받아 와라!.”
이등병은 취사장으로 뛰어가서 취사병에게 보고했고,
금방 뜨거운 물을 한가득 받아 왔습니다.
그러자 인사계가 다시 말했습니다.
“김 이병! 그 물로 언 손을 녹여가며 해라.
양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동상은 피할 수 있을 거야.”
소대장과 중대장, 그리고 인사계 등 3명의 상급자가
모두 부하를 배려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정말로 부하에게 도움이 된 것은 단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나의 관점에서 일방적인 태도로 상대를 배려한걸로 생각하고는,
상대에게 도움을 줬다고 혼자 착각하고 있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봅시다.
나의 입장에서 단지 내 만족감으로 하는 허상의 배려입니다.
누가 진정한 이웃인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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