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라운 은총 (Amazing Grace) ➰
중국 당나라의 관리
누사덕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너는 어찌 처신할 셈이냐” 고 물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타면자건(唾面自乾)’에 얽힌 고사다.
누사덕의 지혜를 오늘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선 오바마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는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다.
심지어 ‘검은 원숭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여태껏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 침’이 SNS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오바마의 놀라운 포용 정치가
다시 빛을 발했다.
그는 지난 26일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놀라운 은총, 얼마나 감미로운가…”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더니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시작했다.
반주도 없었다.
영결식장을 가득 채운 6000여명의 참석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일어나
찬송가를 함께 따라 불렀다.
어떤 흑인 여성은 오바마를 손짓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소리가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졌다.
포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내의 忍은 심장(心)에 칼날(刃)이
박힌 모습을 본뜬 글자다.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 참느냐.
거기서 삶이 결판난다.
누사덕, 오바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생사가 다 그렇다.
**지혜로운 사람**
전쟁에서 승리한 강감찬 장군을 위해
왕이 주연을 베풀었다.
주연이 무르익고 술이 한 순배 돌고 난 뒤,
밥 그릇 뚜껑을 열던 강감찬 장군은
밥그릇 안에 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밥을 다시 가져오라고 호통치면서
주방장을 혼내 줄만도 했지만,
장군은 그냥 조용히 화장실을 가는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주방장을 불러 밥그릇에
밥이 비었음을 말한 후 어떤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다시 장군이 들어가 자리에 앉자 주방장이
들어와
"오래 자리를 비워 밥이 식었을 것인즉
다시 따뜻한 밥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며 빈 밥그릇을 가지고 나간 후
새 밥그릇을 가지고 왔다.
강감찬 장군의 배려와 기지로
주방장은 중형을 면할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배려는 늘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3%의 소금이 바다를 썩지 않게 하듯
3%의 따뜻한 마음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고 하니,
세상을 나의 눈으로만 보지 않고
때로는 남의 눈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꽃보다 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겠지요.
"지혜로운 사람은
어느 때나 분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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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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