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

록원 2018. 8. 26. 21:27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

 

-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렸더니 
내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에 일편명월만 빈 가지에 걸렸애라 -


작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이 시조 한 수는 
우리들의 인생을 말해 주는 듯합니다. 
쉽게 풀이하자면 이런 뜻이 되겠습니다. 
봉황새는 오동나무를 찾는다는 전설이 있어 
봉황을 보려고 벽오동을 한 그루 심었습니다. 
그러나 이 못난 사람이 심은 탓인지 
봉황은 날아오지 아니하고 
한밤중 한 조각 밝은 달이 
오동나무 빈 가지에 걸려 있을 뿐입니다.


결혼으로 소원 성취한 사람이 
이 지구상에 과연 몇이나 될 것입니까? 
오죽하면 결혼한 상대를 배우자(配偶者) 즉 
‘우연히 배당 받은 사람’이라고 하였겠습니까? 
100% 만족스러운 결혼 상대가 지구상에 
몇이나 될 것입니까? 
아들·딸은 마음대로 되었습니까?


그토록 되고 싶었던 대통령을 하루도 해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난 정치인은 부지기수 입니다. 
재벌이 되고 싶었던 꿈을 모두가 이루었다면 
한국에도 재벌이 백만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노벨상을 꿈꾸는 과학자도 많고 
문인도 많습니다.


그런 줄 알고 벽오동을 심지도 않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봉황을 보기 위해 벽오동을 
심는 사람들이 있어야 세상은 살 만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김동길교수 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