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하룻밤에 만리장성 쌓는다고?

록원 2018. 3. 17. 15:01











하룻밤에 만리장성 쌓는다고?



중국의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였다.

젊은 남녀가 신혼생활 한 달여 만에 남편이 징용을 당했다. 그 일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니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었다. 부역장에 끌려가면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나올 수가 없다.

부인은 아이도 없었다.
여인 혼자 사는 외딴집에 나그네가 찾아들었다.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문데 인가라고는 이 집밖에 없으니 헛간이라도 무방합니다.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정중하게 부탁을 하는지라,

여인 혼자 살기 때문에 과객을 받을 수가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간청에 허락하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사내가 다시 와서 말을 걸었다. 보아하니 외딴집에 혼자 살고 있는 모양인데 무슨 사연이요. 여인은 숨길 것도 없고 해서 남편이 부역가게 된 사정을 말했다.

밤이 깊어지자 사내는 가지 않고 노골적으로 수작을 걸었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소? 그대가 돌아올 수도 없는 남편을 생각해서 정조를 지킨들 무슨 소용이요. 우리는 젊지 않습니까? 내가 책임을 질 테니 나와 함께 멀리 도망가서 같이 삽시다.

사내는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깊은 밤 인적도 없는 외딴집에서 여인 혼자서 저항하는 일은 무리였다. 여인은 일단 사내의 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전에 한 가지 부탁을 들어달라고 조건을 걸었다.

사내는 어떤 부탁이라도 다 들어줄 테니 말해보라고 했다.

“부부간에는 정리가 있습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해서 그냥 당신을 따라 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남편의 속옷을 한 벌 싸 드릴 테니 갈아입도록 그이에게 전해주시오. 그리고 증표로 잘 받았다는 글 한 장만 받아 오십시오.

어차피 살아서 만나지 못할 남편에게 수의를 마련해주는 뜻으로 내복이라도 한 벌 지어 입히고, 당신을 따라 나서면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돌아오시면 평생을 당신에게 의지하고 살 것입니다.

듣고 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하시지요. 두 사람은 마침내 합방을 하였다. 사내는 아침이 되어 흔드는 기척에 잠에서 깨었다. 젊고 예쁜 여자의 고운 얼굴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났다.

잠결에 보아도 양귀비 같았다. 이런 미인과 평생을 같이 살수 있다는 황홀감에 간밤의 피로도 잊고 벌떡 일어나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길을 나섰다.

여인은 (사내가 보는 앞에서)장롱 속에서 속옷을 꺼내 보자기에 싸 사내 봇짐에 넣어주었다. 사내는 부지런히 걸어 부역장에 도착했다. 감독하는 관리에게 사정 이야기를 했다.

관리는 난색을 표했다. 옷을 갈아입히려면 공사장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한 사람이 작업장을 나오면,

그를 대신해서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옷을 갈아입을 동안 잠시 교대를 해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

사내는 관리가 시키는 대로 옷 보따리를 건네주었다. 옷 갈아입고 편지 한 장 써서 빨리 돌아오시오. 말을 마친 사내는 별 생각 없이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밖으로 나온 남편이 보자기를 펼치자 옷 속에서 꼭꼭 접은 편지가 나왔다.

"당신의 아내 언년입니다. 당신을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 옷을 전한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외간 남자를 받아들인 것을 평생 허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서시면 옷을 갈아입는 즉시 집으로 돌아오시고 혹시라도 그럴 마음이 없어 저의 허물을 탓하시려거든 그 남자와 교대해서 공사장으로 도로 들어가십시오."


남편은 옷을 갈아입은 그길로 아내에게 달려와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후 만리장성 공사현장에는 언젠가부터 실성한 사람이 하나 보였습니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하룻밤 밖에 못 잤는데 만리장성을 쌓았구나.



출처 : 어느 카페에서 허주님의 댓글로 받은글
편집 : 신나라













 

출처 : 소담 엔카
글쓴이 : 신나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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