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인의 오형 오락(五刑 五樂)

록원 2015. 9. 14. 09:16


 

 

노인의 오형 오락(五刑 五樂)

 

 

 

정조시대의 심노숭(沈魯崇·1762~1837)의

'자저실기(自著實紀)를 보면,

노인의 다섯 가지 형벌(五刑)과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에 대해 
논한 대목이 흥미를 끈다.

먼저 다섯 가지 형벌에 관한 설명이다.

"사람이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다섯 가지 형벌을 받게 된다.

1 .. 보이는 것이 뚜렷하지 않으니 목형(目刑)이요,
2 ..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치형(齒刑)이며,
3 ..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각형(脚刑)이요,
4 .. 들어도 정확하지 않으니 이형(耳刑)이요,
5 .. 그리고 또 궁형(宮刑)이다."

 

눈은 흐려져 책을 못 읽고,
이는 빠져 잇몸으로 호물호물한다.
걸을 힘이 없어 집에만 박혀 있고,
보청기 도움 없이는 자꾸 딴소리만 한다. 
마지막 궁형은 여색을 보고도 
아무 일렁임이 없다는 뜻이다.


承旨 여선덕(呂善德)의 이 말을 듣고 
沈魯崇이 즉각 반격에 나선다.

이른바 노인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다.

1 .. "보이는 것이 또렷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할 수 있고,

2 ..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연한 것을 씹어 위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3 ..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편안히 앉아 힘을 아낄 수 있고, 

4 .. 나쁜 소문을 듣지 않아 마음이 절로 고요하고,

5 .. 반드시 망신을 당할 행동에서 저절로
목숨을 오래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을 다섯 가지 즐거움이라고 하리라." 

 

- 정민의 세설신어에서 옮김 -